MD와 PM의 역할 차이
MD와 PM은 본질적으로 다른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거나 MD의 가치를 축소하려는 시각이 많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MD로서 커리어를 쌓아오던 중 PM 면접에서 “MD가 어떻게 기획자의 일을 하나요?”라는 질문을 여러 번 들으며 느낀 점은, MD라는 직무가 가진 본질을 잘 모르거나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표는 제가 느끼는 MD직무와 PM직무의 차이입니다.
MD는 개인의 역량과 스타성이 중요한 직무입니다. MD가 소싱한 상품의 성과는 철저히 개인의 전략과 실행 능력에 따라 달라지며, 성과가 뛰어난 MD는 곧 스타 플레이어로 인정받습니다. 반면, PM은 팀 단위로 움직이며, 리더로서 구성원들을 이끌어가는 역량이 핵심인 직무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기획자로서 첫 회사를 경험하며 점차 팀 중심의 사고방식을 익혀 나갔습니다.
이와 더불어 MD와 PM의 역할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만드는 것’의 차이에 있습니다. MD는 상품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을 바꾼다면, PM은 서비스로 사람들의 문화를 바꿉니다. 이러한 차이는 내가 MD에서 PM으로 역할을 확장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 직무 모두 본질적으로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실행 방식과 목표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니 두 직무에 대한 시각이 더욱 넓어졌습니다.
MD에서 기획자로의 확장
최근 한 면접에서 나는 MD가 기획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과거에는 커머스 회사가 매출만 높으면 성공하는 구조였지만, 시대가 변하며 사용자 경험(UX)이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쿠팡은 이를 대표하는 사례로 꼽힙니다. 과거에는 최저가와 상품만으로 충분했던 커머스 환경에서, 이제는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쿠팡의 성공은 물류 배송 시스템에서 시작되었지만, 이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 것은 간편한 결제 시스템,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 기획 덕분이었습니다. 이러한 기획들은 사용자가 플랫폼에서 더 오래 머무르며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MD로서 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서비스 기획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중 한 면접관이 “쿠팡의 성공은 오늘 배송 서비스 자체가 메리트이지, 서비스 기획 때문은 아니지 않나요?”라고 묻는 순간, 나는 즉각적으로 이를 반박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오늘 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는 쿠팡의 주요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배송 시스템이 아닌,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 기획 덕분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쿠팡의 원터치 결제 시스템이나 개인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무르도록 만들어 주었으며,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훨씬 큰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이처럼 시대는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MD의 역할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확장되었고 만일 그렇지 않다면 확장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상품을 소싱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확장된 역할은 결국 MD가 PM의 영역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MD의 본질과 선입견의 극복
MD는 단순히 상품을 소싱하는 직무가 아닙니다. 저는 MD로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며,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와의 신뢰를 쌓고, 고객의 편의를 높이는 기획을 통해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하지만 IT 회사조차도 MD라는 직무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경우를 종종 마주했습니다. 이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고, 때로는 좌절감을 느끼게 하기도 했습니다.
MD로서 쌓아온 커리어를 단순히 소싱만 하는 직무로 평가받는 것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MD가 가진 역량과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일입니다. MD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능력, 전략적 사고, 그리고 협력사와의 소통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무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MD는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핵심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유통업의 변화를 직접 지켜보며 MD로서의 역할이 단순히 상품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전체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며, 협력사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MD와 PM이 가진 공통적인 본질적 가치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경험이 MD라는 직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MD로서 혹은 PM으로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글이 작은 지침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D라는 직무의 본질적인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 직무가 가진 가능성을 함께 이야기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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